위로의 샘

마음을 막고 있는 돌

승범(承汎) 2017. 7. 10. 18:14

                                마음 막고 있는

                                -무덤을 막았던 돌이 치워져 있었다.(요한 20, 1)

스승이 제자들을 모아놓고는 마당에 커다란 원을 그렸다.

그리고는 "내가 어디를 다녀올 테니, 너희는 그 동안 이 원 안에도 있지 말고

또 원 밖에도 있지 말아야 한다."라고 말한 뒤 나갔다.

제자들은 스승의 말을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었다.

원 안에도, 원 밖에도 있지 말라는 것은 선 위에 서 있으라는 것일까 싶었지만,

그것은 답이 아닌 것 같았다.

그래서 한 발은 원 안에 또 한 발은 원 밖에 집어넣고 있었지만,

이것 역시 아닌 것 같았다. 제자들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힘들어 하고 잇었다.

잠시 뒤, 스승이 돌아왔다. 그리고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는 제자들을 미소로 바라보신 뒤,

빗자루로 원을 싹 지우는 것이었다. 그제야 제자들은 깨달았다.

원 안에 있는 것도 또 원 밖에 있는 것도 아니기 위해서는

원이 없어져야 한다는 것을 말이다.

부활을 맞이하기 위해 우리들의 마음을 막고 있는 돌을 치워야 하겠다.


                                          조재형 신부의[사제생활 할 만하십니까?]에서

                                                                        2017,   5,   7.

                                                                  천주교수원교구 "위로의 샘"에서

                                                                               승  범 (프란치스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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