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범(承汎)마당

용문산 산행기

승범(承汎) 2016. 4. 28. 12:14

                                            

                                                        龍門山 산행기

 

산행일자: 2010,  8,   5일

소 재 지:  경기 양평군 용문면

 

 

산높이:    1,157.2 M

 

동행자:    월산, 효광, 승보, 해봉

 

 

      전날 관악산 산행을 하고 내려오면서 내일 용문산 산행을 하자는 말에 나는 무조건 동의 했다.

다음날 10시에 용문역에서 만나기로 약속하고 나는 6시 30분에 집에서 출발했다. 9시50분경에 용문역에 도착, 다시 버스를 타고 용문사 앞 주차장에 도착했을 때가 10시 30분경이었다. 여기서부터 산행은 시작 되었다.

 

      나중에 집에 와서 찾아봤더니 龍門이란  중국 황하강 상류의 여울 이름인데 여울의 물살이 하도 세어서 잉어가 여기를 뛰어 오르면 용이 된다는 전설이 내려오고 있다고 한다. 잉어가 용문을 올라 용이 된 후, 다시 용문산 정상에 올라서면 승천을 꿈꾸게 되는데  승천은 맑은 날에는 안 되고 흐리고 비오는 날에만 가능하다고 한다, 우리가 갔던 그날이 빗방울도 좀 떨어지고 구름이 끼어 있었으니 우리가 용이 될 뻔 했지요.

 

 

      그리고 용문산은 경기도에서 4번째로 높은산이며 경기의 금강산이라 불릴만큼 암능과 암능 사이로 흐르는 계곡이 장관이며 맑은 날에는 설악산도 보이고 이북의 산도 보인다고 한다. 그리고 龍門寺는 신라 선덕왕 2년(913년)에 창건 되었고 보물 제531호로 부도(浮圖)등 문화제가 여럿 보관 되어있고 주위는 국민관광단지로 지정되었다.

 

 

천년기념물 30호.  용문사 경내의 은행나무

얼킨 이야기도 많다. 신라 고승 의상대사가 짚고 다니던 지팡이를 꽂아놓은 것이 뿌리가 내려 성장한 것이라고 한다. 수령1,100년, 둘래가 11m, 높이가 41m 다. 외정 때 절을 불태울 때도 이 나무는 무사했다. 나무에 불을 질을려고 하니 소낙비가 솓아져 죽음을 면했단다.

 

      용문산 정상산행은 40년간 페쇄했다가 불과 2년전에 해제했다고 한다. 그래서 길은 좀 험했다. 그날따라 바람도 없었다. 땀

을 뻘뻘 흘리면서 숨을 몰아쉬며 한참을 올라 갔는데도 푯말을 보면 100m~200m에 못 미쳤다. 길은 가파르고 바위는 많고, 다행히 계단은 많이 만들어 놨으나 너무 가팔라서 손잡이를 잡지 않으면 힘들 정도다. 그래서 우리는 천천히 걸었다. 2시간 정도 올라와서 정상을 쳐다봤더니 아직도 쌔카맣게 멀어 보였다. 거기에 승보는 얼굴색이 좋지 않았다. 그래서 우리는 원래 정상에 가서 점심을 먹기로 했다가 할 수 없이 점심을 먹고 올라가기로 했다.

 

      사실 나이 칠십 중반을 바라보는 노인네(?)가 이 정도의 산행을 할 수 있다는 것은 정말 대단한 체력과 정신력이다. 차라리 정상을 쳐다보지 말고 계속 걸엇다면 어땠을까 하면서 도시락을 풀었다. 꿀맛이었다. 허겁지겁 이것 저것 다들 많이 먹었다. 과일에 커피까지 마시고 산행은 계속 되었다. 조금 올라 가다가 승보가 속이 좋지 않다고 해서 쳐다 봤더니 안색이 좋지 않았다. 우리의 건강도우미 효광께서 바로 침을 꺼내 들고 앉으라 하고는 침을 꽂았다. 침을 꽂은 상태에서 산행은 계속 되었다. 걷다가 침을 건드려 아파도 그냥 걸으라고 했다. 그건 오히려     치료에 도움이 된다고 했다. 그리고 한참을 걸었다.

 

다들 외 저렇게 둥둥 걷고 있을까?  아마 흠뻑 젖은 바지, 걷지 않았으면 못 걸었을거에요.

 

 

 

이 사람 지금 뭣 하고 있나? 기도 하나?   혹시 너무 힘드니까 도로 내려 가자고 하지나 않을까?  그럴 분은 아니지.....

그런데 바지가랭이가 왜 하나는 걷고 하나는 안 걷었을까?   그건 아마 흠뿍 젖은 바지가랭이가 저절로 흘러 내렸는데 그것도 모르고..........

 

이 사람 지금 눈이 말똥말똥 하네...... 속이 안 좋다는 게 거짓말이었나, 아님 손등에 꽂아놓은 침 때문일까?

아마 동행자들에게 부담 안 줄려고 괜찮은 척 했을거야.........정상에 도착하면 알게 될거야.

 

우리들의 맏형. 정말 대단하십니다. 쉬었다 가자. 쉬었다 가자 하시면서도, 쳐다보면 앞에 가고.......

 

 

모두들 이 좋은 경치는 안보고 바닥만 내려보고 걷네....

 

밥 먹기전엔 베가 고파서 비실비실, 밥 먹은 후엔 체해서 비실비실, 그래서 침 한대 맞고.... 또 맞고.......

한의사 침술사님 수고 많습니다. 고~맙습니다.

 

      이렇게 쉬며 걸으며, 바지가 흠뻑 젖고 모자에서 물이 줄줄 흘러내리는 상태로 정상에 도착했다. 오후 2시 40분 경이었다. 그런데 정상에는 구름이 끼어 있어서 시야가 터지지는 않았다. 아마 신께서 우리들을 승천 시킬려고 구름으로 덮어놓은 것이 아닌가 싶다. 구름에 쌓인 정상에서 침 맞고, 물 한 잔 마시고, 한숨 돌리면서 사방을 둘러 봤으나 시야가 확 터지지는 않았다. 또한 설악산도 이북의 산도 보이지는 않았다. 그러나 1,157m 높이의 용문산 정상에서 바라보는 광활한 산세들은 군데군데 구름에 쌓이기는 했지만 우리들의 가슴을 설레이게 하였다.그래서 우리는 승천하지 않고 하산길에 접어들었다. 오후 3시경이다.

 

      하산길은 용각골 마당바위쪽을 택했다.

계곡길이라 바위와 돌이 많았다. 아니 전부 돌길이다. 하산길이라 위험부담도 컸다.그래도 잘들 내려간다. 용문산 기를 톡톡히 받았나 보다. 특히 승보는 올라갈 때와 완전히 달라졌다. 펄펄 날았다. 한참을 내려오다 보니 돌로 가파르게 잘 관리된 듯한 물줄기에 반해, 그만 옷을 벗고 풍덩 멱을 감았다. 이것이 바로 신선당이고 신선탕이었다. 땀에 젖고 물에 젖은 옷을 다시 줏어입고 돌길 따라 물길 따라 하산 했다. 정말 물이 많기도 하고 맑기도 하다. 승보가 제일 먼저 내려와 마당바위 위에서 큰대자로 벌렁 들어누워 있었다. 걷고 걷다 보니 어느덧 용문사에 도착했다. 시계를 보니 5시가 조금 지났다.

 

      주차장에서 택시를 탔다. 용문역에 도착해서 저녁을 먹고 가자고 해서 음식점을 찾다보니 국수집이 보였다. 영덕대게 국수란다. 그리고 새집같이 보여서 들어갔더니 주인 아줌마 인상이 참 좋았다. 4인분을 시키면 대게 한마리를 그냥 준다고 했다. 그래도 우리는 음식을 남길 수는 없으니 3인분만 시키기로 했다. 그런데 인심 좋은 주인 아줌마가 대게 한마리를 그냥 주시겠단다.

감사합니다를 크게 외치고 감사를 연발하며 막걸리 세병과 함께 정말 맛있게 먹고 마셨다.

      그런데 이집은 새로 개업한 집이라 홍보 차원에서, 찾아온 저명인사들의 흔적을 남기고자  벽면에 간단한 명언과 사인을 받았다. 여기에 우리도 승보 作, 효광 筆로 다음과 같은 명구를 그집 벽면에다 남기고 떠났다. 아마 많은 사람들이 구구한 해석을 했을 것이다.  고연 무슨 뜻일까요?

 

                                            月 曉 承 峰

위의 글을 남기고 우리는 6시 15분 용산행 전철에 몸을 싣고 귀가길에 올랐다.

추억에 남을 즐거운 용문산 산행이었다.

 

                                                    2010,    8,     5.

 

                                                                    海   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