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산 일출봉
지난 29일 오랫만에 제주에 갔다. 이틀은 골프를 치고 나머지는 관광을 하면서 일주일을 보냈다. 숙소가 섭지코지에 있는 휘닉스파크 콘도에 있었다. 여기서 바로 앞에 보이는 곳에 유명한 관광지인 성산일출봉이 있다. 그런데 여러번 왔지만 일출봉까지는 가 봤어도 정작 일출은 한번도 보지 못했다. 그래서 이번엔 일출을 보겠다고 집사람과 일출봉을 향했다. 4월2일,새벽 5시반이었다.
성산일출봉은 매년 새해 첫날에 새해의 소망을 비는 최고의 명소다. 제주도에 있는 수많은 분화구 중 유일하게 얕은 바닷가에서 폭발하여 만들어진 수성화산활동으로 생겨난 분화구다. 정상에서 바라보는 일출관경은 제주의 경승지 중 으뜸으로 천년기념물로 지정 되었고 대한민국 최초로 유네스코 지정 세계자연유산에 등재 된 곳이다.
일출봉 오름길 내림길 곳곳에 이런 기암괴석이 99개나 있다고 한다.
이제 정상에 다 올라왔다. 볼거리가 많아서 언제 올라왔는지도 모르고 올라왔다.
날씨가 그렇게 나쁘지는 않았는데 저 멀리 지평선엔 구름이 있었다. 구름 사이사이로 올라오는 모습도 아름다웠다.
하늘을 쳐다 봤더니 그믐달(음력25일)을 향해 비행기가 직선의 구름선을 그으면서 날아가고 있다. 아마 저 그믐달도, 비행기도 일출을 보고 즐거웠을 것이다.
이제 완전한 햇님의 모습으로 올라와 우리들을 반기고 있다.
정상에서 내려다 본 분출구
굽이굽이 돌아 내려오는 목제 계단 하산길
목제 계단길과 잘 어우러진 기암괴석과 바위 꼭대기에 솟아있는 소나무가 너무 잘 어우러지고 멋있다.
가벼운 발걸음으로,즐거운 마음으로 내려왔더니 꽃들이 또 반겨주네,
위 표시판의'해녀물질 공연장'을 따라 내려 갔더니 아래 사진에서 보이는 집, 해녀들이 운영하는 식당이다.
그리고 그 앞바다에서 해녀들이 잠수하며 활동하는 모습을 공연으로 보여 주는 곳, 바로 '해녀물질 공연장'이다.
바로 이 아름다운 해녀식당에서 따사로운 아침햇쌀 온 몸으로 받으면서, 잔잔한 바닷바람에 온몸을 적시면서 아침식사를 정말 맛있게 먹었다. 영원한 추억거리로 남을 것만 같다.
식당을 운영하는 해녀들이 반찬거리 나물을 뜯고 있는 모습이다. 여기서 뜯어 온 나물반찬도 맛있게 먹었지요.
오늘 우리의 목적은 일출봉 정상에서의 일출을 보는 것이었다. 물론 정상에 도착해서 일출을 보면서 많은 사람들과 함께 함성을 지르면서 목적달성의 쾌감을 느꼈다. 그리고 하느님께 기도도 올렸다. "하느님 감사합니다. 떠오르는 태양처럼 우리의 희망과 꿈도 이루게 해 주시옵소서"라고. 마치 꿈이 이루어진 것처럼 행복했다. 뿐만 아니다. 정상으로 올라가는 과정, 하산하면서 눈앞에 펼쳐진 광경이 너무나 아름다웠다. 앙상하게 말라붙었던 나뭇가지에서 새싹이 돋아나고, 파릇파릇 솟아 올라온 새싹과, 생기가 도는 나뭇가지를 함께 끌어안고 있는 기암괴석들이 굽이굽이 돌아가는 목제계단길과 함께 어우러진 광경은 우리들을 행복하게 해 주었습니다. 그래서 봄은 생명의 계절이요 희망의 계절이라고 하나봅니다. 우리의 인생길이 이와 같은 길의 연속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살아가는 과정에서의 행복이 진정한 행복이 아닐까요.
우리는 여기서 끝내지 않고 제주도 외각 둘래길 중 마지막 '21번 올래길'을 돌았다. 뻐스를 타고 21번 길 시작점인 '제주해녀박물관'으로 갔다. 거기서 1번길 방향으로 21번길을 걸었다.
제주해녀박물관
해녀박물관 내에 있는 '제주해녀항일운동 기념탑'이다. 보는 순간 깜짝 놀랐다. 어렵고 힘든 해녀 일을 하면서도 항일 운동까지 하였다니 정말 존경스럽습니다. 그리고 감사합니다.
해녀박물관 뒷쪽으로 21번 올래길을 출발 했다.
이 21번길은 기존의 시골길을 그대로 이용하는 길이다. 그러니 들판 사잇길, 동네 가운대로 가로 지르는 길 등으로 연결된다. 새롭게 닦은 길은 거이 없다. 그러니 옛 시골길을 걷는 기분이다. 여기서 세삼 느껴지는 것이 '정말 돌이 많은 섬이구나' 그래서 '삼다도'의 삼다에 돌이 들어가는 구나 라고 느껴졌다. 밭과 밭 사이의 경계도 돌이다. 아래 사진 같이 무덤의 경계도 돌이다.
온 마을이 돌로 덮여있다. 모든 경계선은 전부 돌이다.집과 집 사이 길의 경계선 모두가 돌이다.
유채꽃밭도 경계선이 돌이다.
당근밭도 경계는 돌이다.
심지어 바닷가도 전부 돌이다.
21번 올래길을 걸으면서 밭과 밭 사이, 집과 집 사이, 길과 길 사이, 육지와 바다의 경계선 까지 쌔까만 돌로 이루어져 너무나 아름다웠고 삼다도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어 정말 좋았습니다. 돌이켜 생각 해 보면 농사를 짓기위해 돌을 줏어 모아둔 것이 밭과 받 사이의 경계둑이 되었고, 돌을 줏어내고 집을 짓고 그 줏어낸 돌이 경계선이 되고 둑이 되고 담장이 된 것이 아닐까 싶다. 그런데 그것이 세월이 흐르면서 관광꺼리가 되고, 문화유산이 된 것이 아닐까 싶다. 제주 시민 여러분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리고 행복하십시요. 복 많이 받으실 겁니다. 축하합니다.
2016, 4, 8.
제주를 다녀와서
승범(承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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