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흘려보내는 再生의 마지막 기회
愚鈍한 지도자. 愚昧한 국민 만나면 강대국도 沒落운명 못 벗어나
한국같은 中規模 국가는 지도자가 헛것 보는 순간 지도에서 사라져
국가는 어떻게 지도에서 사라지는가. 역사연구의 출발은 바로 이 의문을 풀기위해서다. 브레진스키는 폴란드 출신 정치학자로 조국 폴란드가 강대국간 밀약에 의해 두번 망하는 과정을 지켜봤던 사람이다. 폴란드는 1939년 히틀러-스탈린 협정으로 독일과 소련에 의해 분할됐고, 1945년 전승국(戰勝國)간 얄타협정 결과 소련 위성국 처지로 굴러떨어졌다. 훗날 미국 국적을 얻어 대통령 안보보좌관으로 입신한 그는 두차례의 망국(亡國)체험응 통해 일체의 환상없이 '공산주의의 본질' '강대국의 본심' '약소국의 한계'를 궤뚤어보는 눈을 갖게됐다.
브레진스키는 '외 국가는 몰락하는가'라는 물음에 '나라를 자살로 몰고가는 지도자의 어리석은 국가경영(statecraft)때문'이라고 대답했다. 트럼프 미국대통령의 국가운영을 세 달밖에 지켜보지 못하고 세상을 뜬 그가 미국에 던진 경고에는 예언자의 목소리같은 울림이 있다. "세계질서는 '힘의 질서'와 '법의 질서'의 결합이다. 미국이 '힘과 법' 양면에서 책임감을 보여주지 못하면 어느나라의 존경도 받지 못한다. 미국이 (자유를 향한) 이상실현 노력을 멈추는 순간 미국은 쇠퇴한다."
브레진스키의 이런 통찰보다 더 지금 우리 가슴에 와닿는 것은 그가 스스로를 위로하는 대목이다. "다행인 것은 국가를 자살로 몰고가는 우둔한 대통령도 임기가 4년이란 사실이다. 길어야 8년이다. 그러나 한국국민은 이런 말로 스스로 위로할 수가 없다. 미국은 강대국 사이에 낀 나라가 아니다. 한국은 나라가 망하고 분단되고 전쟁으로 국토가 황폐화되고 경제적 파산 선고까지 받았던 국가다. 한국같은 중규모 국가는 지도자가 헛것을 보고 나라가 마주한 내외현실을 착각하는 순간 몰락한다. 현 정권의 남은 임기는 한국을 구제불능국가로 만드는데 넉넉한 시간이다.
국가지도자에겐 두개의 거울이 필요하다. 하나는 나라의 과거를 돌아보고 국가진로를 조정하는 '역사의 거울'이다. 다른 하나는 나라의 건강상태를 나타내는 '통계의 거울'이다. 120년 전 조선이 망할 때 동북아의 국력 순위는 일본. 청(청).조선 순이었다. 현제는 중국.일본. 한국 순이다. 일본과 중국이 자리를 바꿨다. 국가안보를 결정하는 최대요인은 국가간 국력의 차이다. 중국GDP는 한국의 12배, 일본은 3배다. 조선이 망하던 때 보다 안전해 졌다고 할 수 없다.
오히려 김일성을 교주로 모시는 북한의 핵 보유라는 위험이 더해졌다. 한국이 동북아 세력균형 유지와 북한 핵 공갈 억지에 활용할 안보자산은 미국의 존재다. 안보전략의 뼈대는 적 진영을 분열시키고 동맹국과 우방국을 결집시키는 것이다. 현 정권은 정반대로 한다. 대통령은 핵무기 위험에 재래식 전략으로 맞서 성공한 사례를 하나라도 국민에게 제시해 보라.
이 정권에는 '통계의 거울'도 없다. 대통령은 취임 후 17번이나 부동산 대책을 내놓으며 '부동산 문제는 자신있다'고 했다. 그러곤 며칠 후 암세포가 아니라 암 환자를 겨냥한 18번째 대책을 발표했다. 파업, 태업, 직장폐쇄로 근로자가 일을 못하는 근로손실 일수(日數)는 한국이 일본보다 172배 많다. 일본 도요다 자동차는 1962년 이후 파업이 없다. 현대차는 20년동안 4년을 빼곤 해마다 파업을 해 왔다. 그런 노조가 머지않아 삼성전자도 장악할 거라고 한다. 그날은 한국 제조업이 문을 닫는 날이다.
1990년대 전후 독일 경제는 중병에 시달렸다. 온갖 처방전이 쏟아졌다. 그때 도이치은행 총재가 일갈했다. "해결책은 간단하다. 더 많이 일하고 더 열심히 예산이 새는 구멍을 막아야 한다." 독일은 그 방향에서 탈출구를 찾는데 성공했다. 현 정권은 정상치료와 쓴 약은 마다하고 설탕물과 단방약(單方藥)만 찾는다. 정권안에 돌팔이 경제전문가만 득실댄다.
브레진스키는 우둔한 지도자와 우매한 국민이 한패가 되는 사태를 가장 경계했다. 미국군대가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전쟁을 벌리고 있는데도 미국 젊은이들의 85%가 세계지도에서 두 나라 위치를 찾지 못했다고 한탄했다. 그는 '두번째 기회'라는 마지막 저서의 마지막 문장을 이렇게 적었다. "두번째 기회는 절대로 놓쳐선 안된다. 세번째 기회가 없기 때문이다." 한국이 지금 흘러보내고 있는 것은 몇번째 기회인가.
2019, 12, 21
조선일보 강천석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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