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범(承汎)마당

니트족의 행복?

승범(承汎) 2014. 5. 23. 16:27

 

                                         니트족의 행복?

 

      나는 몇 일전 어느 중견기업의 대표이사 사장님과 식사를 같이 하면서 이런 이야기를 들었다. 요즘 신입사원들이나 임시직들이 사표 던지기를 밥 먹듯이 한다며 회사경영의 어려움을 얘기했다. 왜 그럴까? 6~7십대들이 처음 직장생활 할 때는 급료가 적어도 좋다. 하루 10시간 일을 해도 좋고 12시간 일을 해도 좋다. 특근 수당은 생각지도 못했다. 제발 일터에서 내 쫓지만 말아달라 였다. 그런데 지금은 왜 이렇게 사표 내기를 헌 신짝 던지듯 쉽게 할까? 직장 구하기가 쉬운 것도 아닌데 말이다. 청년 실업률이 높아만 가고 구직난이 갈수록 심해져 가고만 있는데 말이다.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그런데 요즘은 실업률도 높고 구직난이 심하다 보니 오히려 신입사원이나 임시직들의 급료 수준이 낮다고 한다. 그리고 직장을 잃어도 바로 실업수당이 나오기 때문이라고도 한다. 실업수당 수준도 최저임금 수준에서 큰 차이가 없다고 한다. 그러니 쉽게 사표를 쓰고 실업수당 나오는 기간 내에 직장을 다시 구하면 된다는 안일한 생각 때문이 아닐까 생각된다.

 

요즘 가끔 들리는 니트(NEET: Not in Education, Employment or Training)족이란 말이 생각난다. 니트란 일하지 않고 일할 의지도 없는 청년 무직자를 뜻하는 말이다. 서구쪽에서 시작된 말이다. 놀고 먹으면서도 행복하다고 생각하는 청년들을 니트족이라고 한다. 일류대학을 나와 좋은 회사에 근무하다가 회사라는 울타리 안에서 조직으로부터 제약을 받으면서 일하는 것이 싫어서 사표를 던진다. 그리고 나와서 놀아도 행복하고 적은 수입일지라도 내가 편하게 생활할 수 있으면 그것이 행복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다. 어디서 아르바이트를 하거나 흔한 빵집이라도 하면서 작은 수입일지라도 남에게 간섭 받지 않고 생활하는 것이 행복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다. 앞으로 100세 시대를 살아가야 할 젊은이가 정말 행복한 삶이 될 수 있을까? 노후의 행복도 보장이 될까? 부양 해야할 부모도 있을 텐데.그렇다고 재벌들의 자식도 아닐텐데..

 

나는 여기서 행복이란 무엇인가?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 우리는 이런 말들을 많이 들어왔다. 궁핍하게 살아도 사람 나고 돈 났지, 돈 나고 사람 났느냐고 여유 있는 표정을 짓는 사람은 행복한 사람이다. 직위가 낮아도 기죽지 않고 당당하게 처신하는 사람은 행복한 사람이다. 비가 새는 집에 살아도 거처할 수 있는 집이 있다는 것을 감사하게 생각하는 사람은 행복한 사람이다. 등등의 말들이다. 물론 맞는 말이다. 그렇다면 니트족의 삶도 행복한 삶이 될 수도 있다. 그런데 여기서 꼭 집고 넘어가야 할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궁핍하게 살면서도 여유있는 표정을 지을 수 있는 용기는 어디서 나올 수 있을까? 직위가 낮아도 당당한 처신을 할 수 있는 힘은 어디서 나올까? 비 새는 집에 살면서 감사하게 생각할 수 있는 용기는 어디서 나올 수 있을까? 라고, ?마크를 달아봤다.

 

나는 회사생활을 처음 시작할 때 내게 주어진 일을 열심히 했다. 윗 사람들의 지시사항도 철저하게 수행해 왔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일 열심히 한다고 칭찬도 들었다. 그런데 그런 생활이 몇 년 계속되었다. 때로는 내가 한 일이 잘못되지나 않았을까? 사장님이 요구하신 대로 처리 되었을까? 하고 불안하고 초조할 때도 있었다. 때로는 빨리 처리하지 않았다고, 잘 못했다고 야단을 맞을 때도 있었다. 그래서 그 때는 그런 회사생활이 행복하다고 생각 못했다. 또 그런 생각할 겨를도 없었던 것 같았다. 그런데 세월이 흘러가고 과거를 되돌아볼 수 있는 시점에 와서 생각해 보니 ! 그 때가 행복한 시절이었구나라고 생각되었다.

 

어느 누구든 하루 종일 일 속에 묻혀서 정신없이 일하는 그 순간에는 즐겁다, 행복하다는 생각은 할 겨를도 없었을 것이다. 일을 끝내고 퇴근길에 동료들과 또는 친구들과 함께 포장마차집에서라도 소주잔 기우리면서 허심탄회한 잡담이라도 나눌 수 있었을 때, 또는 퇴근 후 집에 와서 집사람과 밥상 앞에 두고 오늘 있었던 일들을 오순도순 이야기라도 나눌 수 있었을 때, 그때서야 비로서 오늘이 행복 했구나 라고 생각 되었을 것이다. 그리고 이런 시절이 흘러가서 사내에서 또는 사회생활하면서 내가 꿈꾸어왔던 직위나 자리에 올라 왔을 때, 내가 꿈꾸었던 목표치에 100% 달성은 아니더라도 근접해 왔을 때 비로서 지나온 세월이 정말 보람있고 행복했던 시절이었구나 라고 생각 되었을 것이다. 아울러 내 주위에 있었던 모든 분들께 감사한 마음도 생겼을 것이다. 꿈을 이루는 과정에서는 고통도 따랐을 것이다. 행복은 바로 이 고통의 열매다. 고통이 행복으로 바뀐 것이다. 물론 돌이켜 생각해 보면 꿈을 꾸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목표를 설정하고 목표 달성을 위해 열심히 일해 왔다면 그 일 자체가 즐겁고 행복했던 것일 것이다. 꿈과 희망이 없었다면 즐거움도 행복도 없었을 것이다. 저녁이 즐거우면 하루가 즐겁고, 주말이 즐거우면 일주일이 즐겁고, 겨울이 즐거우면 일년이 즐겁고 말년이 즐거우면 일생이 즐겁다는 말도 이래서 나왔을 것이다.

 

니트족들은 꿈과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 있어도 희미하다. 뚜렷한 목표도 보이지 않는다. 그런데 어떻게 행복할 수 있을까?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재산이 많아서? 그것도 아니다. 꿈도 없고, 노력도 없고, 고통도 없이 행복을 찾는 것은 감나무 밑에 누워서 감이 내 입으로 떨어지기를 기다리는 것과 같은 것이다. 고통을 감수하면서 노력 하는 자만이 즐거움도 행복도 누릴 수 있는 것이다. 행복은 고통의 열매다. 그리고 그 열매를 이웃과 함께 나눌 수 있을 때 진정한 행복을 맛 볼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 이 땅에는 아니 우리 대한민국에는 니트족은 없었으면 좋겠다. 우리 모두 고통을 감내 하면서 열심히 노력했을 때 3만불 5만불 소득을 올릴 수 있는 대한민국이 될 것이고, 복지국가도 될 것이고, 행복한 대한민국이 될 것이다. 그러면 우리 모두는 행복한 국민이 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희망이 보입니다. 노력 합시다. 행복한 삶을 위하여

 

                             2014,  5,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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