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보다 아름다운 미소
지난 5월3일 연휴 때 가족들과 함께 평창 휘닉스파크 콘도로 갔다. 첫날은 애들과 일부 가족들은 워터파크에서 물놀이를 하고 놀았고, 나는 집사람과 큰아들과 함께 골프를 쳤다.
그리고 다음날에는 우리 내외와 큰아들 내외 작은 손녀 승혜를 대리고 둔내둘레길을 돌았다. 이 둘레길은 비교적 평탄한 흙 길이다. 즉 육(肉)질의 산길이다. 그래서 길 주위에는 쑥이 많이 있었다. 약간 늦은 감이 있었지만 그래도 지대가 높은 지대라 부드러운 쑥 나물을 많이 뜯을 수 있었다. 온 가족이 웃으면서, 대화 하면서 나물 뜯으면서, 때로는 손녀와 장난도 치면서 때로는 뜀박질도 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둘레길을 반 이상 왔을 때는 약간의 내리막길이 계속 되었다. 육(肉)산이라 내리막 길이라도 얼마든지 뛰어다닐 수 있었다. 거기다 즐겁고 재미도 있었기 때문에 흥겨움도 함께 있었다. 그래서 나는 초등학교 5학년 짜리 손녀 승혜의 손을 잡고 뛰기 시작했다. 너무너무 즐겁고 재미 있었다. 그래서 제법 속도를 내면서 뛰었다. 어느 지점에 왔을 때 나무 뿌리가 길 쪽으로 조금 깔려 있었던 것 같았다. 그래서 여기서 그만 우리 두 사람은 손을 잡은 체 넘어지고 말았다.
넘어지는 순간 나는 넘어진 손녀의 위로 덮쳐 넘어질 것 같아 손을 놓으면서 땅 바닥을 짚고 몸을 완전히 한 바퀴 구르면서 넘어졌다. 그러면서 무의식 중에 손녀의 얼굴을 쳐다 봤다. 혹시 다치지나 않았나 싶어서다. 그런데 손녀도 넘어진 체 나를 처다 봤다. 눈이 동그래지면서 “할아버지 코”하고 소리친다. 아마 내 코에 약간 긁힌 상처가 있었나 보다. 나는 아무런 소리도 없이 손녀를 일으키면서 눈 가에 난 상처 주위의 흙을 털어 주었다. 나중에 보니 내 코 위의 상처는 아주 약한 실금 정도인데 손녀의 눈가 상처는 제법 범위가 컸다. 다행이 상처가 깊지는 않았다. 그래도 내 코의 상처보다는 훨씬 더 큰 상처였다. 나는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손녀의 얼굴을 쳐다보면서 ‘아프지’하고 어루만져 줬다. 그런데 우리 손녀는 쌩끗쌩끗 웃으면서 ‘나는 괜찮아 안 아파’하면서 ‘할아버지 괜찮아?’하면서 오히려 할아버지 걱정을 한다. 그러면서 웃음은 끝까지 잃지 않는다. 이 웃음이야말로 그 어떤 꽃보다 아름다운 웃음꽃이다. 꽃 중에 꽃이고 보배의 꽃이다. 그 후 나는 말할 것도 없고 손녀의 눈가 상처도 약간의 치료로 오래 가지 않아 흔적도 없이 깨끗이 낫었다. 이 또한 즐거운 마음 가짐과 웃음꽃 덕이 아닌가 싶다.
승혜야! 너는 앞으로 성장해 가면서, 물론 공부도 열심히 해야 하지만 네가 가지고 있는 그 웃음꽃은 절대 버리지도 말고 누구에게 주지도 말고 더욱 아름다운 꽃으로 가꾸어 가거라. 하느님께서도 그런 웃음꽃을 가진 너에게 큰 복을 내려 주실 것이다. 그러면 언잰가는 온 가족에게, 온 국민에게, 온 인류에게 큰 선물을 안겨 줄 수 있는 웃음꽃이 될 것이다.
우리 손녀 승혜는 교대부국 5학년 생이다. 1학년 때 담임 선생님으로부터 지금 5학년 때까지 선생님들로부터 너무 많은 칭찬을 받아왔다. 물론 공부 잘 한다는 칭찬도 많았지만 그것보다 더 많은 칭찬은 항상 웃는 얼굴에 밝은 표정 때문이다. 반 친구들 중 인기 짱 이란다. 서로 친구 하자고 난리란다. 이런 이야기를 듣는 할아버지 할머니는 만면에 웃음꽃이 필 수 밖에 없다. 이것이 즐거움이고 이것이 행복이다. 힘들게 살아온 고통스러운 과거가 있었을지라도 이 웃음꽃 하나가 그 고통을 행복으로 바꿔버리고 만 것만 같다.
물론 우리는 승혜 외에도 다섯 명의 손주가 더 있다. 이 모두가 공부도 잘 할뿐만 아니라 밝고 명랑하다. 그래서 할아버지 할머니에게 즐거움과 웃음꽃을 한없이 던져 준다. 그래서 우리 부부는 가끔 웃으면서 얘기한다. “우리보다 더 즐겁고 우리보다 더 행복한 사람 있으면 나와 봐”라고.
대한민국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라고 자부한다.
6명의 손주들 덕분에…… 하 하 하
2015, 5, 10.
평창을 다녀와서
해 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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