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의 샘

재생, 그리고 부활의 꿈

승범(承汎) 2014. 3. 4. 21:24

                                                                재생, 그리고 부활의 꿈

      점박이도룡뇽과의 일종인 아홀로틀(나우아틀어:Axolotl)은 잘려나간 신체를 그대로 재생하는 동물이다. 올챙이에서 성숙체로 변태하지 못하고 겉아가미를 지닌체 다리, 몸통이 자라기 때문에 '피터팬도롱뇽'이라고 불린다. 신기하게도  아홀로틀은 상처가 생기면 새살이 돋아나고, 다리가 없어지면 새로운 다리가 돋아난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젊은 몸과 재생 능력으로 영원히 살 것 같은 아폴로틀의 수명은 평균 10년에 불과하다. 오히려 야생개체는 환경의 변화에 민감해 멸종 위기에 처해있다. 게다가 아홀로틀은 적정 온도보다 온도가 올라가면 심한 고통으로 모습이 험상궂게 변한다. 시력이 나빠 동료를 먹이로 오인해 물어뜯는가 하면  스트레스가 심하거나  먹이가 없으면 서로 잡아 먹기도 한다.

      이와 마찬가지로 우리 마음속의 욕심과 악습, 죄도 아홀로틀의 재생하는 몸처럼 없애려고 하면 할수록 자꾸만 생겨난다.또한 환경과 사람에 의해 울그락 불그락 악마의 모습처럼 변하기도 하며, 성숙하지 않는 모습으로 서로에게 상처를 주고 받으며 짧은 인생을 허비 하면서 살아갈 때도 있다.그래서 어떠한 역경에도 적정한 마음의 온도를 유지하는 것, 욕심, 악습, 죄 대신에 잘라내도 끊임없이 샘 솟는 사랑을 간직하는 것이 필요하다.

 

      현대 과학 문명은 '육신의 재생과 부활'에 몰두하고 있다. 젊고 싱싱한 육신을 위해서 아낌없이 투자하고 집착한다. 하지만 진정한 부활은 그리스도를 통한 영혼과 육신의 새롭고 조화로운 탄생으로 이루어진다. 카토릭 성가의 한 구절, "님의 모습 내 얼속에 생겼으니 ......."하느님의 살아있는 입김으로 탄생한 인간, 하느님의 본성을 닮아 그분의 마음 한 조각을 받앗다. 그래서 우리 마음속에 주님께로부터 받은 완전한 사랑이 그대로 살아있다.사랑이  티끌만한 한 조각이라도 남아 있다면 아직 희

망이 남아 있는 것이다.

      사실 마음이 평온하지 않으면 가족과 이웃에게 따뜻한 말 한 마디 건네기가 힘들다.마음이 없는 것이 아니라 여유가 없는 것이고, 사랑이 사라진 것이 아니라 잠시 근심과 걱정이라는 걸림돌에 짓눌려 있는 것이다.

      따라서 사랑의 물고를 트기만 하면 세찬 물줄기가 콸콸 솓아질 것이다.

      "죄가 많은 곳에는 은총도 풍성하게(로마 5,20)" 내린다는 사도 바오로의 말씀처럼 은총의 기회를 놓지지 말자. 사랑의 반대는 사랑할 기회를 포기하는 것일 수도 있다. 새로운 희망을 품을 기회,인내와 기다림의 간절한 시간, 기쁨을 맞이할 기회, 행복할 기회, 영원한 삶을 얻을 기회를 포기하지 말자. 엉컹퀴와 같은 끈질긴 생명력으로 부활의 희망을 놓지지 말자.

      움찔거리며 내미는 작은 손짓에도, 회개하는 깊은 탄식에도, 단지 주님을 부르는 속삭임에도 주님께서 응답하실 것이다.

      "용기를내어라. 내가 세상을 이겼다.(요한16,33)"두려워 하지 말고 기쁨으로 주님께 한 발자국만 내딛어 보자. 지금.......바로 한 걸음!

      찬란한 슬픔의 어둠을 뒤로 하고 숭고한 부활의 빛을 맞이할 때가 다가오고 있다. 사랑하신 성령의 빛을 받자. 이번에는 생명의 빛으로 '영'의 본모습을 되찾아 나비처럼 자유롭게 훨훨 날아 부활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오소서 성령님, 저희 마음을 생명의 빛으로 채워 주소서. 아멘"

 

                                                                           -서전복 안나(동양화가, 미술교육가)-

                                                                              2014, 3,  2.

                                                                                  천주교수원 교구 '위로의 샘'에서

                                                                                                                      해   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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