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 랑
코린도1서 13장 7절에서는 사랑을 "모든 것을 덮어주고 모든 것을 믿으며 모든 것을 바라고 모든 것을 견디어 내는 것"이라고 합니다. 여기서 "모든 것을 덮어 주고"라는 말은, 사랑하는 사람을 보호하기 위해 내가 견디는 것입니다. 허물을 덮어 줄 뿐 아니라 고통당할 때 곁에 있어 주면서 보호 해 주는 것이 사랑입니다. 사랑은 그렇게 보호해 주는 과정에서 겪는 인내를 말합니다.
가장 나약한 사랑은 의지가 아닌 감정에 얽매인 사랑입니다. 스스로 설 수 있도록 도와주지 않고 상대방을 의존하게 하는 사랑은 가장 위험한 사랑입니다. 보호해 주는 사랑은 그런 나약한 사랑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필요하다면 부모의 품에서 과감하게 내보내고, 홀로 설 수 있도록 도와 주는 것이 진짜 사랑입니다. 하느님의 사랑은 무조건 보호하며 꼼짝도 못하게 하는 부모와 같은 사랑이 아닙니다. 하느님은 다 큰 자녀의 수발을 모두 들어주며 비위를 맞추거나, 자녀를 보호하겠다면서 아무 데도 가지 못하게 하고 집에만 가둬두는 부모같은 분이 아닙니다. 그것을 사랑이라고 착각하며 살아가는 나약한 부모와 같지 않습니다.
하느님께서 아들 예수님을 보호하신 방법은 십자가를 피하게 하신 것이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십자가를 마주하게 하셨습니다. 매를 맞게 하신 겁니다. 아들이 고통 받는 동안 아버지는 참으셨습니다. 끌어내리지 않으셨습니다. 그때 아버지 하느님은 심히 고통스러웠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것이 참으로 보호하는 사랑의 극치입니다. 아들이 고난을 통과하기까지 참으시는 하느님 사랑의 절정이었습니다. 히브리서 저자는 예수님도 고난을 통해서 완전하게 되셨다고 말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아드님이 시지만 고난을 격으심으로써 순종을 배우게 하셨습니다. 그리고 완전하게 되신 뒤에는 당신께 순종하는 모든 이에게 영원한 구원이 되셨으며"(히브 5.8-9), 바로 여기서 하느님이 우리에게 고난을 허락 하시는 이유를 알게 됩니다.
하느님은 우리를 참으로 사랑하시고, 참으로 보호하시기 때문에 우리에게 고난을 허락하십니다. 우리를 하느님나라의 승자요, 왕 중의 왕인 하느님의 자녀답게 키우기 위해서입니다. 그리고 고난을 통해 우리를 견고하게 하십니다. 강하게 서게 하십니다. 고난과 역경이 찾아올 때 하느님이 우리곁을 떠났다고 해서는 안 됩니다. 오히려 하느님이 그 고난과 역경을 통해 우리가 강하게 되길 원하신다는 사실을 믿어야합니다. 우리를 참으로 보호하시는 하느님의 기다림의 사랑이 역사하고 있음을 믿어야 합니다.
"사랑은 하느님만을 위하여 모든 것 위에 하느님을 사랑하고, 하느님에 대한 사랑 때문에
이웃을 자신같이 사랑하게 하는 향주덕이다."
2013, 2, 3.
수원주보에서 신성남 바르니바 신부(안산 성 안나성당 주임)
해 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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