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기 살리기'가 개탄스럽다는 청와대 경제보좌관
'기업 기 살리기'가 개탄스럽다는 청와대 경제보좌관
청와대 경제보좌관이 한 세미나에 참석해 "(경제계.언론이 경제위기가 아닌데도) 위기론를 말하면서 '기.승.전 기업 기(氣)살리기'를 요구하는데 개탄스럽다"고 말했다. "개혁의 싹을 미리부터 잘라내려고 하는 분위기가 흐름"으로 보인다고 했다. 청와대 핵심 참모가 지금의 경제위기 상황을 안이하게 보는 현실 인식도 문제지만, '기업살리기'를 반(反) 개혁으로 몰아붙인 것이 가슴을 답답하게 한다. 이런 시각을 가진 정부는 세계 어디에도 없을 것이다.
침체에 빠져가는 경제를 회복시킬 방법이 기업활력 제고라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상식이다. 고용.투자 감소에서 벗어나려면 노동을 개혁하고 규제를 혁파해야 한다. 기업이 활성화 되지않으면 일자리도 안 생기고 근로자 소득도 늘지 않는다. 세금으로 만드는 일자리는 가짜일 뿐이다. 대통령의 '귀'를 잡고 있는 청와대 참모가 마치 친기업 정책이 적폐이고, 기업이 잠재적 범죄집단이라도 되는 양 부정적으로 말하고있다. 이게 청와대와 정권핵심부의 진짜 분위기일 것이다.
이 정부 들어 검찰,국세청,공정위가 기업마다 달려들어 '기.승.전 기업 때리기'를 이어왔다. 고용부는 국가 핵심 기술로 보호해야 할 반도체 공장 내부를 공개하려고 했고, 금융당국은 과거 결정을 뒤집고 바이오기업에 분식회계 판정을 내렸다. 이 정부 들어 대기업들은 "수사,조사 받다가 시간을 보냈다"고 할 정도다. 삼성그룹은 검찰4건, 경찰2건, 국세청2건 금융위1건 등 총 10건의 조사를 받았고, 롯대그룹은 공정위 등 11건, SK그룹은 8건, 현대차 그룹은 5건의 조사를 받았다. 청와대 보좌관의 발언을 보니 그 배경을 짐작할 것 같다.
경제가 살아난 모든 나라 정부가 기업활성화 정책을 경제운용의 기본으로 삼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법인세를 파격 인하하고 규제 완화 드라이브를 걸었다. 아베 총리는 기업인들과 수시로 밥 먹고 골프 치면서 애로를 풀어주는 것이 주요 업무다. 기업이 마음 놓고 뛸 수 있도록 하려는 것이다. 한국만 법인세 최고세율을 인상하고 각종 기업 부담을 늘리며 역주행이다. 노동개혁을 유턴시켜 후퇴시키고 규제개혁은 하는 시늉만 하고 있다.'친기업=반개혁'이라는 사람들이 청와대를 장악했는데 경제가 잘 될 수 없다. '기.승.전 기업 기 살리기'가 백번 옳다.
2018, 11, 24. 조선일보 사설에서
승 범 옮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