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범(承汎)마당

만추의 낙옆을 밟으며

승범(承汎) 2018. 11. 10. 13:44

                                                  만추의 낙옆을 밟으며


      우리 낙원회원 6명은 23일 우리들의 영원한 동행길 대공원 둘레길을 돌았다.

할메집에서 커피를 한잔 하고 비가 온다는 예보도 있었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출발했다. 2~300m 쯤 갔을 때 바람이 세차게 불었다. 조금 후에는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그래도 우리는 잡담하면서 재미있게 걸었다. 그러자 조금후에는 소낙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우리는 할 수 없이 콘도라가 있는 건물로 들어가 비를 피하면서 비옷을 꺼네 입고 우산을 들고 다시 출발했다. 그래도 되돌아 가자는 사람은 한사람도 없었다. 우의를 입고 우산을 들고 잡담하면서 재미나게 걸엇다.

      우리는 언재나 그랬다. 비가 오면 비와 동행하고, 눈이오면 눈과 동행하고, 바람이 불면 바람과 동행했다. 구름이 지나가면 구름과도 동행했다. 언재나 자연과 동행하면서 새소리 물소리 들리면 그들과도 동행했다. 그래서 '산행길이 인생길' 란 말이 있지않나 싶다.

      오늘은 비가 왔지만 단풍이 절정이었다. 우리는 대공원 둘레길을 돌면서 눈에 익숙해져 있는 나무들과, 때로는 향기나는 꽃들과, 때로는 우거진 숲들과, 때로는 아름다운 단풍들과, 때로는 눈 덮힌 나뭇가지와 마주하면서 서로 사랑하고 동행하면서 즐겼습니다. 오늘은 만추의 아름다운 단풍잎들이 새찬 바람을 맞으면서 땅바닥으로 떨어지는 안타까운 모습을 보게 되네요. 떨어지는 아름다운 단풍잎을 보면서  또 우리네 인생길을 다시한번 더듬케 하네요. 우리 낙원회 회원들의 나이를 보면 분명 늦가을이다. 장수시대를 맞으며 '신중년 세대' 란 말도 생겼지만, 그래도 산수의 나이, 망구의 나이가  반을 넘고 나머지는 칠십대 후반이라 인생 늦가을이 아닌가 싶네요.  

      그러나 오늘도 그랬지만 매주 한번씩 산행을 하면서 즐기는 모습을 보면 아직도 늦가을이 아니라 늦여름 정도가 아닌가 싶다. 생각이 그렇고, 말이 그렇고, 행동이 그렇다. 다음주에는 북한산 백운대로 등산하기로 약속도 하였다. 2년전 늦가을에 백운대를 등산했을 때도 우리나이 또래들은 거의 볼 수가 없었다. 그러니 우리는 분명 늦여름 인생이다.

      우리는 영원히 늦여름에 머물도록 열심히 산행하면서 즐겁게 살아갑시다.  감사합니다.

                                                                       2018,    10,    24.

                                                                                              承     汎

사진 첨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