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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년의 민낯 . . 사람들은 전시장이나 집에서 정성들여 잘 가꾸어 온 장미, 국화, 코스모스을 보면 그 아름다운 빠져 황홀경으로 말을 있지 못 하는 때가 있다. . 그러나 산에, 들에 핀 이름 모를 꽃들이 더 아름다운 때가 있다. 이는 일단 사람들이 관심을 가졌기 때문이다. 제멋대로 핀 민들레와 엉겅퀴, 들국화가 그렇다. 일전에 불광천을 걷다보니 흔히 볼 수 있는 무리 진 천변에 노란 큰 코스모스같이 생긴 꽃이 무리지어 넓게 깊게 지천으로 피었다. . 코스모스를 닮았으나 분명 코스모스는 아니다. 코스모스는 노란 색이 없고 계절적으로 바람이 살랑 살랑 부는 가을에 핀다. 알고 보니 루드베키아(금계관)이다. . 루드베키아는 흔한 꽃이고 꽃말은 영원한 사랑(행복)이다. 이 세상에 우리가 생각한 것처럼 그렇게 영원한 사랑 행복은 없는 것이다. . 노래 가사처럼 花無十日紅이요, 달도 차면 기운다고 했고 인생에 꽃처럼 아름다운 시절인 花樣年華인 청춘도 잠깐이다. 이와 같이 영원하기를 원했던 사랑과 행복도 꽃처럼 청춘처럼 잠깐이다. . 젊었다고 해서, 예쁘다고 해서, 돈 많다고 해서 더 행복 하다고 할 수 없듯이 이런 모든 과정을 거처 말년에 이른다. . 인생이란 다 그런 것이다. 노년에 들어섰다고 해서 행복하지 말라는 법은 없다. 노년으로 접어들면 대체로 외롭고 쓸쓸해진다. 그렇다고 해서 무기력해져는 안 된다. . 대부분 노년에 그리워하는 것이 앞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언덕 위에 집을 짖고 그 안에서 인생을 관조하는 여유리라. . 툇마루에는 한 낮에 꽃향기를 풍기는 무공해 소슬바람이 얼굴을 할퀴고 지나간다. 마음은 착 가라앉고 평화로워 진다. . 앞을 보면 확 트인 굴기가 같은 나지막한 집들이 다닥다닥 붙어있고 그 너머 너른 논이 있고 더 넘어 낮은 산을 시작으로 갈수록 높은 산이 줄을 있는다. . 이는 오늘과 같이 더위가 푹푹 찌는 여름의 풍경이고 겨울이면 아궁이에 군불을 때면 모락모락 하얀 연기가 일고 방안은 따끈따끈 하여 나른한 겨울잠을 재촉한다. . 왜 이렇게 노년이 되면 조그만 일에도 쉽게 기뻐하게 되고 감명을 받는지. 사람들은 종종 말 한다. . 노년이 되면 이렇게 사는 것 이외에 바랄 것이 없다고 말 한다. 이는 물론 좋은 일이기는 하지만 사는 것의 전부가 아니다. 노년은 외로움을 탄다. 이를 달래기 위해 노력이 필요하다. . 그래야만 행복이 찾아온다. 정성들인 장미보다 무리 진 루드베키아가 더 아름답게 보이는 것은 무리 져 있기 때문이다. . 우리는 고독과 친구 될 필요는 없고 항상 친구와 어울리며 군중 속에 내가 있도록 노력하자. 이것이 살 길이다. . 여유가 되면 친구와 여행을 한다든지, 친구와 차 한 잔을 나누던지, 건강을 위하여 상시 걷기를 하든지. 마지못해 집에 있는 경우하면 책을 읽던가. 손주들이 반가와 하면 그들과 자주 전화로라도 연락을 하든지 그렇게 해라. . 이 모두가 우리가 바라는 바다. 우리의 바람은 너무 단순 하다. 하지만 그런 곳에서 기쁨이 나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아직도 그런 단순한 경지에 이르지 못하고 세상일에 매달려 그 입구에서 뱅뱅 돌도 있으니 한심하다. . 언제 철이 들어 인생의 진정한 의미를 알리오. 오늘은 큰 맘 먹고 친구와 점심 약속이 있어 집을 나선다. . 이번 연휴에는 고등학생인 손녀가 한강공원에서 커리컬처로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 손녀를 찾아가 깜짝 파티를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야지. 이렇게 사는 것이 행복 해 지는 지름길이며 노년으로서 숨길 수 없는 나의 민낯이며 이를 드러내 보이고 싶다. . .
2016년 6월 1일 Erste Liebe Meines Lebens - Monika Mart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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