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언재쯤의 엄마를 안아 드리고 싶나요?
당신은 언재쯤의 엄마를 안아 드리고 싶나요?
전쟁 중에 아들이 사망했다는 통보를 받은 어머니는 자신의
삶 자체를 다 잃은 마음이었다. 아들을 다시 볼 수 없다는
생각에 너무나 슬펐고 전쟁이 싫었고 나라가 미웠다.
어머니는 하늘에 간절히 기도했다.
아들이 자신의 곁으로 돌아올 수 있게 해달라고
결국 자신의 곁으로 돌아올 수 없다면 꿈에서라도 아들을 한번만 더
볼 수 있게 해달라고 간절한 마음으로 하늘에 기도했다.
어머니의 간절한 기도가 하늘에 닿았는지 그날 밤 어머니의 곁으로
천사가 찾아왔다. 천사가 슬픔에 잠긴 어머니에게 말했다.
"어머님의 간청대로 아드님을 볼 수 있게 해드리겠습니다.
하지만 하늘의 규정에도 없던 일이라 단 5분밖에는 볼 수가 없답니다.
대신 어머님이 보고싶어하는 아들을 만나게 해드릴게요
몇살 때의 아들을 보고싶은가요?
단상에 올라가서 상을 타던 자랑스럽던 14살 때의 아들? 아니면
한창 재롱을 떨며 귀엽기만 하던 7살 때의 아들?
언재의 아들을 만나고 싶으신가요?"
천사의 물음에 어머니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잠시 생각 후에 어머니는 답을 기다리는 천사에게 말했다.
"어린 시절 큰 잘못을 저지르고 울면서 마당을 가로질러 내게
달려오던 아들을 만나게 해주세요. 그때 아들은 자신이 아주 큰 죄를
저질렀다는 생각에 겁에 질려 마당을 가로질러 와서 내게 자신의 잘못을
빌었지만, 전 혼내느라 그 아이를 안아주지 못했어요. 그때 아이는 어려서
너무 낙심하고 있었어요. 눈물로 얼룩진 애처러운 그때의 아들을 만나
'괜찮다'고 말해 주고, 내 사랑과 온기를 아들이 느끼게 해주고 싶습니다."
당신 앞에 천사가 나타나서 당신의 시간을 되돌려 준다면
당신은 언재쯤의 엄마를 안아 드리고 싶나요?
2015, 9, 5.
박광수의 '살면서 쉬웠던 날은 단 하루도 없었다.'에서
해 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