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글 [스크랩] 자유의 파수꾼 김동길교수의 칼럼 - 죽음 앞에 떳떳한 사람 승범(承汎) 2014. 8. 27. 10:37 ◆2014/08/16(토) - 죽음 앞에 떳떳한 사람 - (2299) 옳게 살려고 마음먹은 사람은 많습니다. 그러나 마음만 먹어가지고 올바른 삶을 엮어 나갈 수는 없습니다. “목구멍이 포도청이다”라는 속담이 있습니다. 먹을 것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타협을 하고 부정과 부패로 얼룩진 비겁한 삶을 살게 되는 사람들도 적지 않을 겁니다. 농사 짓는 사람이 농토를 빼앗기게 된다면 “앞으로 어떻게 먹고 사느냐”하는 문제가 심각하게 대두됩니다. 직장인이 “말 안들으면 해고하겠다”고 협박하는 상사 앞에 떳떳하기 어렵습니다.자기 잘못이 아니라고 믿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상사 앞에서 “제 잘못입니다”라고 속에도 없는 말을 뇌까리며 그 직장에 눌러있는 사람을 ‘비겁한 인간이다’라고 매도만 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므로, 밥줄이 끊기는 ‘절망적’상황에서도 굽히지 않는 사람은 대단한 사람입니다. 그러나 자기 자신의 주장이나 행동이 정당하다고 믿고 “죽인다”고 해도 소신을 굽히지 않고 당당하게 죽음 앞에 서는 사람이야 말로 열사요 의인입니다. 한 시대에 한두명 그런 인물이 나타나 범속한 우리들의 마음에 큰 감동을 줍니다.1418년에 출생한 매죽헌 성삼문은 유능한 선비로 앞길이 창창한 인물이었으나 수양대군이 단종을 밀어내고 왕위를 찬탈, 세조로 즉위하는 사태를 보고만 있을 수는 없었습니다. 충신 성삼문은, 억울하게 밀려난 단종의 복위를 위해 목숨을 바치기로 결심을 하여 ‘사육신’의 한사람이 되었습니다. 거사는 사전에 탄로나 그들은 일망타진이 되었고 성삼문은 세조가 지켜보는 자리에서 극악무도한 고문을 당했다고 전해집니다.사형이 확정되어 행장으로 끌려가게 된 성삼문의 시 한수가 오늘도 내 마음을 감동케 합니다. 그를 처형하는 방법은 거열(車裂)이었습니다. 찟어 죽이는 것이었습니다. 그때 그의 나이 38세 였습니다.북소리 덩덩 울려 사람 목숨 재촉 하네고개 돌려 바라보니 해는 뉘엿뉘엿 서산에 넘어가는 데황천길에는 여인숙 없다고 하니이 밤은 뉘 집에서 묵어갈 건가.김동길www.kimdonggill.com 출처 : 演好마을글쓴이 : 靑波 원글보기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