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간 묵념 후 우리는 일상으로 돌아갔다.
1분간 묵념 후 우리는 일상으로 돌아갔다.
오늘아침 조간신문을 펼치자 “유족 반발에…세월호법 합의 또 표류”라는 톱 기사가 눈에 들어왔다. 얼굴을 찌푸린체 읽어봤다. “여당 몫 특검추진위원 2명도 우리(유가족)가 결정”해야 한다며 여야원내대표들이 재 합의에 성공한 합의안을 재협상을 요구하며 거부했다는 내용이다. 그래서 국회 본회의 개최가 무산되었으며 세월호 특별법의 이달 내 처리여부도 불투명해졌다는 내용이다.
6, 70년대 어려운 시절부터 한평생 직장생활 하면서 어렵게 살아 온 사람으로서, 자식을 잃은 유가족들의 아픈 마음을 보듬어 주고 싶었다. 그러나 사건발생 4개월여 흘러가는 동안 세월호특별법에 관한 기사들이 흘러나오면서 유가족들의 행태나 국회의원들의 행태를 보면서 배려하고 싶었던 아름다운 마음이 분노로 바뀌어 가고 있다.
그래서 지난달 조선일보에 “월드 인터뷰”난의 “1분간 묵념 후 우리는 일상으로 돌아갔다”는 기사를 다시 읽어 보았다. 지난 7월 17일 말레이시아 항공기 격추사건으로 어린이 80명을 포함 193명의 국민을 잃은 네델란드의 중견 소설가 아르넌 그룬버그와의 인터뷰 내용이다.
그는 ‘추모 물결이 전국을 뒤덮었다’ 대형 인명피해가 나면 늘 쓰는 말이다. 그런데 그는 그래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전에 그는 7월22일자 뉴욕타임스(NYT)에 ‘집단적 슬픔의 문제점’이란 재목의 칼럼을 게재해 큰 반향을 일으켰다. 그는 “네데란드 사람이 193명 죽었다고 4명이 죽은 독일보다 더 슬퍼해야 할 논리적 이유는 없다”며 “나는 오늘 당신들과 함께 슬퍼하지 않겠다”고 썼다. 그의 주장대로 네델란드 사람들은 일상을 유지했다. “애도는 정부 관할이 아니다.”고도 주장했다. 그런 그를 조선일보 기자가 이메일로 인터뷰를 했다.
-네델란드 사람들은 당신의 칼럼을 어떻게 받아들였나?
“네델란드에서도(내 글을 읽고) 분노한 사람이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교양인(civilized people)은 자신과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에게 폭력을 행사하지 않는다. 아직 어떤 위협적인 말도 듣지 않았다.”
-네델란드도 정부 주도로 추모행사를 열었는데?
“교회가 조종을 울렸고 국민은 1분간 묵념했다. 하지만 네델란드인들은 곧 비극에서 벗어나 본래 삶으로 복귀했다. 국가애도, 공식 애도는 파사드(façade 허울)일 뿐, 삶은 계속됐다.”
-남은 슬픔을 공감하지 말라는 것인가?
“(공감하지 말라는 것이 아니라) 어떤 국가, 어떤 사회도 구성원에게 애도를 강제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애도는 극도로 개인적인 일이다. 그리고 개인적인 일로 남아야 한다.”
-한국에선 국가적 애도와 분노를 ‘애국’의 관점에서 보는 경향이 있다.
“애국은 ‘조국을 위해 헌신하는 것’이지 집단적으로 분노하고 애도하는 것이 아니다.
-한국에선 세월호 사건 이후 오랜 기간 애도 분위기가 이어졌다.
“한국인의 선택을 존중한다. 말레이기 사건을 세월호와 같은 선상에서 볼 수 없다. 한국과 네넬란드는 문화도 다르다. 하지만 죽음을 애도하는 것만이 목적이어서는 안 된다. 살아남은 사람은 살아야 할 책무가 있다. 사람은 느끼지 않을 자유가 있고 애도하지 않을 자유가 있다. 사회가 구성원에게 애도하라고 하는 것은 잘못이다. 합리적인 인간이라면 비극은 언재나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인지해야 한다.” (인터뷰 내용 일부)
세월호 사건 후 우리사회의 분위기는 어떤가? 정말 분통이 터진다. 세월호특별법 문제가 터지면서 사회분위기는 사분오열 되는 것만 같고 정치판은 완전히 멈춰선채 멀지 않아 세월호처럼 침몰할 것만 같다. 대한민국이 침몰할 것만 같다. 국회는 법안처리 0건이다. 완전 죽은 국회다. 그래도 세비는 엄청나게 지급되고 있다. 볼모로 잡힌 민생법안은 국회에서 썩어가고 있다. 경제는 침체되고 서민경제는 무너지기 일보전이다. 세월호 유가족들은 어떤 놈들에게 홀린 것처럼 국회로, 청와대로, 정치판으로 헤매면서 때로는 욕하면서, 때로는 땡깡을 부리면서, 이 사회를 휘젓고 다닌다. 빈소를 찾아 위로하고 애도하며 아픈 마음을 보듬어주던 선량한 국민들도 이잰 분노로 바뀌기 시작한다. 앞에서 본 네델란드가 1분간 묵념하고 일상으로 돌아가는 것처럼 우리도 이재는 모두가 제자리로 되돌아 가야 한다. 늦어도 많이 늦었다. 지금이라도 빨리 되돌아 가야 한다. 그런데 우리는 4개월이 지나가는데도 왜 이렇게 헤매고 있을까?
이는 무엇보다 세월호특별법 만들기등에 유가족들을 직접 끌어들인 잘못이다. 사회 저명인사나 석학들이 얼마든지 있을텐데 이해당사자들을 외 직접 끌어들이느냐는 것이다. 물론 그들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해야 함은 당연하지만 그들에게 결정권을 주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된다. 새민련 박영선 대표가 유가족들에게 둘러싸여 허둥대는 모습은 정말 꼴불견이다. 특히 문재인 의원은 단식하는 유가족과 함께 단식에 참여했다. 나라의 장래를 설계하고 법을 만들고 국민들을 설득하고 이해시켜야 할 국회의원으로서 올바른 처사냐. 더 더욱이나 대통령에 출마까지 했던 사람이, 아니면 처음부터 이 사건을 제2의 5 18사건으로 몰아가 박근혜 정권을 무너뜨리고 정치판을 뒤엎겠다는 계획된 행동인가. 이와 같은 행동들이 유가족들을 선동하는 결과를 가져온 것이다. 이처럼 유가족들에게 끌려 다니고, 시민단체들에게 끌려 다니고, 친북좌파들에게 끌려다니는 것이 130석의 의석을 가진 대한민국의 제1야당이란 말인가. 이것이 세월호 사건을 4개월동안 아무런 결과를 얻지도 못하고 이 사회를 혼란에 빠뜨리게 한 것이다. 다시 시작합시다.
유가족 여러분, 여러분들의 아픈 마음, 고통 전 국민이 다 알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여야 합의안을 2번이나 거부하고 대통령을 만나겠다고 하면서 대통령이 직접 결단을 내려 달라고 하는 것은 초 법적인 혜택을 달라는 요구인 것 같습니다. 그야말로 때법입니다. 대통령은 때법을 쓸 수가 없습니다.
이재 새로운 마음으로 기도부터 시작합시다. 하느님께, 부처님께 기도합시다. 기도는 행복의 씨앗입니다. 밝은 얼굴, 맑은 마음으로 잃은 가족 등에 업고 기도합시다. 하느님도 부처님도 그 기도 기꺼이 받아 주실 것입니다. 가족 잃은 아픈 마음과 고통을, 불운을, 견디고 이겨내면서 기도로 뿌린 그 씨앗은 반드시 행복의 열매를 맺게 될 것입니다. 전 국민들이 함께 기도 올릴 겁니다. 하느님께, 부처님께……… 그리고 이잰 정치꾼들에게 휘둘리지 마시고 이용 당하지도 마시고 정부를 믿고 기다리십시오. 하느님이 도와 주실 겁니다. 부처님이 도와 주실겁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도 기도 해 주셨으니까요.
우리 모두 새로운 마음으로 새로운 각오로 일상의 삶으로 되돌아 갑시다. 네델란드처럼 말입니다. 우리에게도 희망은 있습니다.
2014, 8, 20.
해 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