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의 샘

보시니 좋았다

승범(承汎) 2013. 8. 31. 13:36

                                                           보시니 좋았다.

     

      지루한 장마가 끝나고 무더위가 계속되어 많은 사람들이 휴가를 떠난다.

각자의 삶의 자리에서 벗어나 피곤한 몸과 마음의 휴식을 위하여 시원한 산과 바다를 찾아 떠나는 사람들의 차량이 고속도로를 가득 메운다. 그러나 피서지에서 사람들은 진정 그들이 원하는 그런 휴식을 취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해마다 메스콤을 통해서 보는 피서지의 풍경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다. 전국의 유명한 산과 바다에 넘처나는 인파와 그들이 버리고 간 온갖 종류의 쓰레기들이 산보다 더 높이 쌓여가고 있다. 피서객들에게 짖밟히고 시달린 자연은 상처 투성이가 되어 신음 소리를 낸다. 그러나 우리 인간은 애절하게 울부짖는 대 자연의 소리를 듣지 못한다. 아니 듣지않고 보지않으려고 귀와 눈을 막는 것 같다.

      한여름의 녹음이 짙은 계곡이나 아름다운 해변가에서 신선하고 맑은 공기가 아닌, 악취가 진동하고 쓰레기가 가득하여 파리떼가 득실거리는 그곳에서 심신의 휴식을 취하기를 원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내가 머물다가 떠난 이 자리에 다른 사람이 휴식을 취하려 온다고 생각하면, 온갖 쓰레기들을 그애로 두고 떠날 수 있을까?

 

      자연훼손과 심한 공해로 인한 지구온난화 등 많은 현상들이 일어나고 있는 것을 이미 우리가 격고 있다.

우리가 자연을 훼손시키면 자녀들이 몇배의 피해를 입게 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결과이므로, 자연을 소중히 가꾸고 보존하는 것은 곧 우리와 자녀들을 위한 일임을 가슴깊이 깨달아야한다. 하느님께 대한 신앙과 삶의 터전인 아름다운 자연은 자녀들에게 물려줄 가장 고귀한 유산이다.

 

      태초에 하느님께서 이 세상의 우주 만물을 창조하시고 흐뭇해 하시며 "보시니 좋았다."라고 하셨다.

      우리 모두가 가꾸고 보호해야하는 자연은 하느님의 소중한 선물이며, 자연을 보호하는 일은 하느님 창조사업에 동참하는 일이다.

      인간은 자연을 떠나서는 단 하루도 살아갈 수 없는 존재임으로 자연이 오염되고 훼손되면 인간의 생명도 위협을 받게 되는 것은 너무나도 자명한 일이다.

      자연은 하느님의 아름다운 발자취이며, 모든 것을 말 없이 내어주는 어머니이며 수많은 가르침을 주는 위대한 스승인 동시에 또한 힐링센타이다.

      우리는 자연속에서 창조주 하느님의 위대하심을 느끼고 또 지극히 미소한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우주 만물의 주인이신 하느님께서 늘"보시니 좋았다"라고 하시도록 잘 가꾸고 보호해야하는 것은 우리 모두의 책임이다.

 

                                                       주 하느님 지으신 모든 세계

                                                       내 마음속에 그리어볼 때

                                                       하늘에 별 울려 퍼지는 뇌성

                                                      주님의 권능 우주에 찼네........

 

 

                                                                                                            -김상복 로사 수녀-

                                                          (세례자 성 요한 수녀회/세례자요한어린이집 원장)

                                                                        2013, 8, 4.   천주교 수원교구  '위로의 샘'에서

                                                                                                                                         해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