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백화점
생각의 백화점
마음 안에는 생각을 만드는 공장이 있고,
공장에서 만들어진 수많은 생각들은
저마다의 페션으로 백화점에 진열이 됩니다.
사람들마다 자신이 즐겨 찾는 브랜드가 있듯이
생각도 늘 쓰던 것만 찾습니다.
하루 중 어떤 생각에 자주 머물게 되는가요?
방향없는 막연한 걱정은 한자리를 맴돌며 불안을 더 키우고 에너지를 소모하게 합니다.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일 하나만 먼저 계획을 세우고 거기에 일념집중하면 원하는 일의 성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비우고 또 비우면 안 비워질 리 없건만 비우려 노력하면 더 달라붙어서 안 떨어지니 비워야 겠다는 생각에도 붙잡히지 말고 무심히 지금의 일에 집중해 보세요. 아자!
괴태의 <파우스트>에 나오는
'인생이란 움켜쥐어야만 재미가 있는법' 이라는 말. 본질을 꿰뚫고 있는 말입니다.
움켜 쥐려는 것을 오히려 놓아버리면 인생의 진정한 즐거움을 안다는 역설이겠지요. 움켜쥐었던 것을 놓기위해
마음의 지우개를 하나 들고 생각이 올라오면 지우고,
그 생각에 해석을 하고 싶을 때 또 지우고, 그렇게 지우고 또 지우고,
하나씩 지워 가다가 마지막 한 생각까지 깨끗이 지우고 나면
거기 뭐가 남을까요?
지금 그대로 스톱하고 침묵속에 1분만 그대로 있어 보세요.
원숭이 놀이 수행법이 있어요.
미래에 대한 걱정이 습관처럼 올라올 때 생각 원숭이를 바라보며 "잘 놀아라. 더 놀아봐라" 하며 지켜 보면 잠시 뒤 원숭이가 무안해서 사라지는 수행인데 쉽고 재미 있어요. 밥 주는 원숭이만 기가 살아 펄펄 뛰게 되는 것은 당연한 이치겠죠? 여러분은 어떤 원숭이에게 밥을 많이 주시나요? 걱정하는 원숭이, 뻐기고 다니는 원숭이, 속이는 원숭이, 내숭 떠는 원숭이....원숭이 종류는 참 많습니다.
삶이 내게 주지 않는 것을 불평하기 보다
삶이 내게 준 것을 소중히 여기는 사람은 덕을 갖춘 사람입니다.
돈이 많은 사람이 자기 부모 이기를 바라거나 천재적인 능력을 가진 아이가 자기 자식이길 바라는 마음은 미움을 낳습니다.
재력과 권력, 그리고 매력까지 가진 사람이 자기 남편이길 바라거나, 미모의 지성을 다 갖춘 여성이 자기 아내이기를 바라는 마음은 현재 만난 인연에 불평불만 하느라 에너지와 시간을 낭비하게 되어 삶이 내게 준 소중한 것을 잃게 됩니다.
과거는 내 생각 속에서 일어나는 현실입니다.
생각 바깥으로 나가면 그것은 이미 사라진 물거품일 뿐입니다. 과거에 매여 있는 동안 우리는 새로운 선택을 할 수 없습니다.
지금 이 순간만이 우리의 현실입니다. 과거에 매여 소중한 현재를 놓지지 마세요. 현재가 소중하다는 것을 깨달은 사람은 결코 과거로 자신의 시계를 돌려 놓지 않습니다.
시계가 항상 지금 이 순간의 시간을 알려주듯 시계 속에도 과거는 없습니다.
과거는 오직 내 생각 속에 있을 뿐입니다.
우리에게 고통을 일으키는 것은 생각이 아니라
생각에 대한 집착입니다.
생각에 집착하는 것은 그것이 사실인지 입증도 안 해보고
무조건 사실이라고 믿는 것입니다.
이것이 신념으로 굳어버리고 관계를 해칩니다.
성숙하지 못한 사람은 자신이 좋아하는 일만 하려하고, 성숙한 사람은 자신이 하는 일을 좋아한다는 속담이 있지요. 좋고 싫음의 미로에 갇혀 있으면 판단하기가 어려우나 원치 않는 일도 담담히 수용하면 고민이 풀리지 않을까요?
지나친 고집은 일종의 질병이라고 합니다.
정말 고집은 큰 병이지요. 사람은 의지가 강해서라기 보다
능력이 부족해서 고집을 피울 때가 많다고 합니다.
집착은 무엇을 소유하려는 데서 오고
분노는 뭔가를 해치고 해어지려는 맘에서 일어 난다지요.
불가에서는 인연이 이미 끝났든 아직 진행 중이든
오직 자신의 행위만을 살피라고 합니다.
욕망하는 것은 끌어당기는 힘이고, 저항하는 것은 밀어내는 힘이지요. 이 두 힘이 인연에 작용해 어떤 인연은 끌어 당기고 어떤 인연은 내치지요. 그러나 두 힘 모두를 마음의 집착없이 흘러가는 흐름에 맡기면 오기도 하고 가기도 하죠. 마치 파도처럼.
인연도 자신의 의지로 만드는 한폭의 풍경화 입니다.
인생은 짧습니다. 이 짧은 인생을 소모하지 마세요.
인생에서 하고싶은 일이 무엇인지
그것을 찾아내는 것이 가장 소중한 일입니다.
자기 자신에게 물어 보세요.
무엇을 할 때 나는 가장 행복한가요?
무엇을 하고 싶은가요?
무엇을 할 때 당신은 가장 행복한가요?
나를 소모시키는 일은 하지 마세요.
좋은 사과를 얻기 위해 사과나무 가지를 쳐내듯
인생의 좋은 과일을 얻기 위해 당신이 하는 많은 것들을
가지치기 하세요.
당신을 소모시키는 필요 없는 일들을 잘라내세요.
자르고 버리고 하다 보면 모든 것이 가지런해 집니다.
인생 그 자체엔 아무 의미가 없지만
그 의미는 나 자신이 만들어가는 것입니다.
2012, 7, 29.
정목스님의 "달팽이가 느려도 늦지 않다." 에서
해 봉